기록장

[공연] '짙은'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소극장 공연 <우연의 음악> 제 5악장

치이코 2012. 4. 27. 03:11


 

 ::: 끄적끄적 :::

0. '짙은'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소극장 공연 우연의 음악 제 5악장 The Music of Chance

   티켓팅을 하던 그 날, 그냥 대제목과 같은 제목이기에, 그리고 그 제목이 너무나도 마음이 들어서 재빠르게 클릭질! 그때까지 '짙은'이라는 아티스트는 그냥 이름만 알고있고 그저 몇 곡을 들어보았을 뿐이지만 때때로 Save the air Green Concert 의 첫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수록곡인 Sunshine을 흥얼거리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을 뿐, 그 이상의 이하의 지식도 없었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굳이 정보를 찾아보거나 팬카페를 기웃거릴 정도의 열정도 없었고... 

1. 공연 전날이 되어서야 예습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네이버에게 물어본다. 짙은이 누구야?

  이제까지 제대로 짙은의 공연을 본 적이 없고 노래만 들어온 나로서는 솔직히 말해 내 안에서의 짙은은 성용욱씨의 비중이 너무 커서 윤형로씨에게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이전부터 원맨밴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렇지만 원래 짙은은 성용욱씨와 윤형로씨가 예전부터 함께 만들어온 세계이고, 지금은 형로씨가 새로운 모험을 떠난 상태. 그리하여 짙은은 성용욱씨 1인 체제로. 

 그랬구나. 그래서 새로 나온 앨범의 느낌이 이전 앨범과 많이 다른 거였구나.

 진지한 자세로 혹시 한 곡이라도 놓칠세라 반복해서 들어보고 또 들어본다. 남들이 좋다고 할때는 응 그래하고 귓등으로 넘기곤했던 용욱씨의 목소리가 이제는 조금 마음에 와 닿는 것도 같았다. 

2. 용욱씨 ♥_♥

 우산을 쓴들 하등 도움이 안 되는 바람에 흩날리는 빗방울에 쫄딱 젖은 생쥐꼴을 하고, 공연 시작 시간에 맞추어 올림푸스홀에 도착. 원래 실내악 공연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공연장인 듯, 아담하지만 웅장한 홀의 제일 앞줄 정 가운데 자리. 심지어, 가사 모니터 바로 뒷자리! 용욱씨가 가사를 보려고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것일 뿐인데 마치 나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즐길 수 있는 아주 황홀한, 팬이라면 정말 물불 안 가리고 탐낼만한 자리. 짙은의 공연을 처음 보는 나로써는, 어떤 무대가 기다리고 있을지 마냥 두근거릴 뿐이었다. 이윽고 공연은 시작되고 무대 오른쪽 쪽문에서 드디어 용욱씨가 등장! 

 엇.............

 길쭉한 팔다리에 훤칠한 그.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그의 가늘고 긴 손. 

 이거슨 혹시... 많은 여성들이 꿈에서만 그린다던 그 완벽한 자태인가요....?! 게다가 그의 담담한 목소리는 왜 이리도 달콤한 것인가!!

 그 후로는 줄곧.. 눈을 ♥_♥ 모양으로 만들고 한시도 떼지 못하며 쿵닥거리는 심장을 두 손으로 눌러 진정시켜가며 한곡 한곡 열심히 들었더랬다. 

 짙은은 라이브가 더 좋다. 그냥 음원으로 들었을 때는 술술 넘어가는 편한 노래라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콘서트장에서 들으니 그 박력이 엄청나다. 뭐라고 해야할까.... 화려한 사운드로 압도된다기보단 분위기 자체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있다고 할까.... 사람을 쏙쏙 빨아들여 집중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

3. 게스트는 무려 내가 좋아하는 한희정씨♥

 게다가.. 무려 "우리 처음만난 날"을 불러주시다니!!! 나 그 노래 정말 엄청 매우 좋아해요! 심지어 노래방에서도 열심히 부르는 걸요(저작권료 챙겨드리기)!!! 얼굴도 조막만하고 너무 예쁜 그녀. 엉엉 나 진짜 콘서트 오길 정말 잘한 것 같아.. 감동에 또 감동. 

4. 리퀘스트로 꾸며보았어요~*

 관객들의 사전 리퀘스트를 십분 반영하여 꽉꽉 채워진 이 콘서트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용욱씨와 듀엣으로 노래하기! 과제곡은 <Way back into love>. 미션은 2절까지 다 부르기. 사실 나 이 과제곡 있는 거 알고 연습 정말 열심히 해갔는데... 누가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가사를 외우지까진 않았지만 그래도 얼추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연습했는데.. 혼자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그.러.나! 당일 생일이셨던 분과 용욱씨와 생일 날짜가 같은 꾀꼬리 목소리 93년생 그녀가 럭키걸로 당첨!!! 너무너무 아쉽지만 속으로 따라부르는 걸로 나의 리퀘스트를 마무리 지었다.. ;ㅅ; 아쉬우면 노래방 가서 부르라셨지만 노래방에는 용욱씨가 없잖아요... 듀엣이 아니잖아요... 징징징. 

  무튼, 리퀘스트 특집이기도 하고 하니!! 앨범 비수록곡들을 대방출! LG 핸드폰 벨소리로 들어가있는 아주 달달한 노래도 불러주시고, 내 귀에 제일 익숙한 Sunshine도 불러주시고, 출출할 때 생각나는 나가사키 짬뽕 CM송도 불러주셨고... 뭐니뭐니해도 짙은 스타일 '미스터'가 역시 제일 인상깊다. 그렇게 직접 춤까지 춰주실 줄이야!!! 기억에서 지우라고 하셨지만 지울 수 없어요. 잊을 수 없어요. 이걸 어떻게 잊겠어요!!!


5. 누가뭐래도 내 안에서 짙은 베스트는 '괜찮아'